‘악취 꼼짝마’… 울산 울주군 악취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악취센서 37대·기상측정기 7대·미세먼지 측정기 12대·CCTV 8대 등

기상 상황 따라 악취 확산 경로 파악… 피해지역 예측·발생지 역추적 가능

만성 악취에 시달리는 울산 울주군이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습도와 풍향 등 기상상황까지 고려해 실시간으로 악취를 측정하고, 발생지 ‘역추적’도 가능해졌다. 5일 울주군에 따르면 최근 군청사 10층에 악취통합관리상황실이 차려졌다. 이곳은 울주군 지역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인 셈이다. 그동안 울주군은 온산공단과 축사 등에서 발생하는 악취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매년 악취 민원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악취 원인 등을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민원이 접수되면 담당 공무원이 직접 현장에 나가거나 무인 포집기를 이용해 악취물질을 확인하는데, 대기 중으로 악취 물질이 흩어지는 등 신속한 대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울주군은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를 위해 지난 1년여 동안 13억원을 들여 악취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우선 암모니아계열과 황화수소, VOC(휘발성유기화합물) 등 대표적인 악취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설치했다. 설치 장소는 부산주공㈜, 대한유화㈜, S-OIL㈜, 이수화학, 고려아연, 한국제지㈜, 무림피앤피㈜ 등 온산공단의 30곳을 비롯해 삼동면과 삼남면, 두서면 등 악취 민원이 잦은 축사 인근 등 총 37곳이다. 이 센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악취물질이 감지되면 실시간으로 농도를 측정하고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풍향과 풍속, 습도, 온도, 일사량 등을 관측할 수 있는 기상측정기 7대와 미세먼지 측정기 12대도 설치됐다. 굴뚝 매연 발생 등 악취징후를 감시할 수 있도록 고성능 CCTV도 8곳에 설치됐다. 무인악취포집기 14대와 악취발생지역에서 측정·시료포집이 가능한 이동측정차량도 구비했다. 이외에도 12개 읍·면마다 미세먼지 간이측정기도 설치됐다. 이 시스템을 통해 악취물질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델링 시스템을 개발해 악취 물질의 이동경로도 분석할 수 있다. 기상 상황을 감안해 대기 중으로 악취 물질이 이동·확산하는 경로를 파악해 피해지역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악취 발생지를 역추적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 울주군은 오는 6월까지 종합시운전을 거쳐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되면서 민원에 의존해 사후 대응에 그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행정 조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악취 센서와 각종 장비 설치에 동의하고 협조해준 지역 기업체에 감사하고, 자발적인 악취 저감 노력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주군은 악취민감시기인 여름철을 맞아 이달부터 10월까지 악취특별순찰반을 운영하고, 악취통합관리 상황실과 연계해 평일 저녁과 공휴일에도 순찰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울산매일] 2020년 04월 06일 (목) 주성미 기자 jsm386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