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잇따르는 공단 사고...이대로 괜찮나
온산공단 화학공장 화재...최근 한달 새 온산공단 사고 3건·올해 화학물질 사고 울산 전국 2위
시민들이 단잠에 빠져 있던 새벽시간 울산 온산공단 화학공장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최근 공단서 잇따르는 사고에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어 안전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20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2분께 울산시 울주군 학남리 온산공단 내 대송정밀화학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곳은 방청도료와 폐수처리중화제 등의 원료를 제조하는 공장으로, 화재 당시 제품 생산을 위해 메탄올과 톨루엔, 헥산 등의 물질을 보관돼 있었다.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자 소방당국은 오전 3시 24분께 인원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소방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력을 집중 투입했다.
온산공단을 관할하고 있는 온산소방서 뿐 아니라 중부·남부·울산소방본부 화학구조대 등 62명의 인원과 32대의 소방차량이 동원돼 화재 발생 2시간여가 지난 오전 4시 39분께 불이 꺼졌다.
이번 화재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장 내부 건물 2개동을 비롯해 주차된 차량 등이 불에 타 소방 추산 6억 5,0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화재원인에 대해 조사 중인 관계당국은 보관된 화학물질 규모와 이번 화재로 소실된 양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유독물질 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낙동강유역환경청 산하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가 차량 탑재형 및 휴대용 모니터링 장비를 활용해 유독물질을 측정하고 분석했는데 화재 인근 지역 내 유해물질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울주군도 화재진화에 사용된 소화용 폼과 소화수가 인근 하천 등에 흘러들지 않도록 장비를 이용해 빨아들이는 방법으로 수거했다.
또한 울주군은 이날 오전 4시 27분께 “화학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니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큰 피해 없이 사고는 마무리됐지만, 지난 14일 LG화학 온산공장의 클로로아세트마이드(CCTA) 누출사고와 지난달 29일 비봉케미칼서 발생한 고농도 황산 50㎏ 누출사고까지 최근 한 달 새 온산공단 내에서 화재·누출 사고만 3건이다.
화학물질안전원 화학물질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사고사례(화재 포함)는 총 35건인데 이 중 울산서 6건이 발생해 8건인 경기도에 이어 전국 2위의 불명예를 차지했다. 이 통계에 7월 이후 사고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는데도 지난해 동안 발생한 울산지역 화학물질 사고 5건을 이미 초과한 상황이다.
이러한 사고 증가에 대해서는 작업자의 부주의와 50년 가까이 된 산단의 설비 노후화 등이 제기되고 있는데 실제 울산소방본부가 파악한 최근 3년간(2017년~2019년) 울산 국가산업단지(온산·미포) 내 화재원인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17년 33건(부상1명) △2018년 34건(부상1명) △2019년 30건(부상3명)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기계적 요인(설비 과부화 등)이 19건, 작업자 부주의가 18건, 전기적 요인(누전 등) 15건, 가스누출 3건 등이다.
이에 울산시는 시설 노후화로 인한 산단 내 사고 예방을 위해 울산권 국가산단 지하배관 안전체계구축사업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고 소방당국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사고 원인 조사를 마친 뒤 울산 내 산단 특별안전점검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범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국가산단과 관련해 각 지자체와 관계기관에 업무가 나눠져 있어 사고 발생 시 총괄하는 정부부처가 마땅히 없다는 것과 시설노후화가 사고다발 요인으로 본다”면서 “취급부주의와 시설노후화 등 사고유형별 분석과 함께 이번 기회에 산단 내 취약지구와 시설에 대한 일제안전관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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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