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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동안 화학물질 누출사고 2건…중구·남구 악취피해 호소

대한유화 울산공장·이수화학 온산공장 화학물질 누출…시, 악취 원인 분석 중

2014년 이후 화학물질 사고 최대 기록될 듯

승인 2020.08.24 22:30

24일 오전 울산 중구와 남구 일대에 갑자기 악취가 퍼지면서 시민들은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창문도 제대로 열지 못한 채 큰 불편을 겪었다.

악취의 원인은 이날 공단서 발생한 2건의 화학물질 누출사고로 추정됐는데, 최근 울산의 공단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꼴로 화학물질 누출 및 화재사고가 잇따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날 울산시 등에 따르면 오전 8시 40분께 울산 남구 울산석유화학공단에 위치한 대한유화 울산공장에서 시설정비 도중 작업원의 밸브조작 실수로 '노르말 헥산'과 '폴리에틸렌' 100리터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오전 10시께도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내 이수화학 온산공장에서도 시설개선 작업 중 펌프 내부에 고여 있던 화학물질 '옥텐' 10리터가 누출되는 사고가 났다.

그나마 두 물질 모두 유독물이 아닌 화학물질이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오전부터 울산 중구와 남구 일대에서는 '악취가 진동한다'는 신고가 계속 이어졌고 해당 지자체가 조사에 나섰다. 신고내용은 '역한 가스 냄새가 난다'거나 '석유냄새', '농약냄새', '썩는 냄새'가 난다 등 다양했다.

악취의 원인이 대한유화화 이수화학 두 곳의 누출 사고 때문인지 아직 특정할 수는 없지만 이날 누출된 화학물질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대한유화에서 누출된 노르말 헥산과 폴리에틸렌의 경우 석유냄새에 가깝고, 이수화학에서 누출된 옥텐의 경우 가스냄새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고내용이 다양하고 같은 날 2곳에서 누출사고가 발생하다 보니 정확한 악취의 원인은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이날 신고가 접수된 지역 인근과 사고 공장 주변에 설치된 무인포집기 8개소에서 포집된 대기물질을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 의뢰해 악취 원인 물질에 대해 파악할 예정이다. 분석 결과 확인은 일주일 정도 걸릴 예정이다.

인명피해가 없고 단순 화학물질 누출이라지만, 최근 울산에선 일주일에 한 번 꼴로 화학물질 누출과 화재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온산공단에 집중됐다. 실제 지난 20일에는 온산공단 입주기업인 대송정밀화학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 대응 1단계 발령 끝에 2시간여만에 진화됐고, 지난 14일 일어난 LG화학 온산공장 클로로아세트마이드(CCTA) 누출사고 때는 현장 근로자들이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29일 비봉케미칼 고농도 황산 50㎏ 누출사고와 이날 발생한 이수화학 온산공장 누출사고까지 합치면 최근 한달간 온산공단에서만 발생한 사고가 4건에 달한다.

이뿐 아니라 화학물질안전원 화학물질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울산지역 화학물질 사고사례(화재 포함)은 6건으로 8건인 경기도에 이어 전국 2위다.

하반기에 발생해 아직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최근 사고들까지 합치면 2014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올해는 울산서 화학물질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로 기록될 예정이다. 그동안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는 2015년과 2018년으로 각각 8건이 울산서 발생했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계속되는 사고에 당혹스럽고 황당할 따름이고 이는 총체적 부실”이라며 “시민들이 누구를 믿어야 하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악취신고와 관련해 울산시는 “분석결과를 통해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행정처분이나 개선명령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