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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민원·복구 되풀이…“파손 원인부터 해결해야”

[현장취재] 온산산단 도로 파손 주범 ‘과적차량'

일부차량 차선 급변경 등 위험천만…과적단속 강화 목소리

화물차 기사 “화주 강요·저운임 등 근본문제부터 개선돼야”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일대 도로 곳곳에 생긴 파손 흔적들이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도로 파손 원인으로 ‘과적 차량’이 지목됐는데, 화물차 기사들은 “과적과 저운임에 내몰린 문제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4일 울주군 온산공단 내 국도 31호선. ‘포트홀’(도로패임)과 ‘쇼빙’(도로 노면이 밀려나 솟아난 현상) 현상이 도로 곳곳에 일어나 있었다. 한 눈에 봐도 상태가 나빠 보이는 도로 위를 직접 달려보니 연신 ‘쿵’하는 충격이 온 몸에 전달됐고, 블랙박스는 충격감지 경보를 알렸다.

도로가 파손되지는 않았으나 노면이 울퉁불퉁 내려앉아 승용차 바닥이 도로에 닿을 것 같은 구간도 있었다. 일부 차량들은 파손된 곳을 피해 급하게 차선을 바꾸는 모습도 목격됐다.

가까이 다가가 포트홀을 확인해보니, 보수공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파손된 흔적이 역력했다. 심지어 도로 위 맨홀은 뚜껑이 깨진 채 방치돼 있었다.

이처럼 온산공단이 위험천만한 도로로 전락한 주요 원인으로 과적 화물차의 차량 하중이 꼽히고 있다. 도로법 제77조에 따르면 과적 차량은 총중량 40t, 축중량 10t을 초과하는 차량과 너비 2.5m, 높이 4.2m, 길이 16.7m를 초과하는 차량을 말한다.

이들 과적 차량은 가속도 영향으로 제동거리가 길고, 적재물이 불시에 떨어질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운행 중 뜻하지 않게 포트홀과 같은 도로 파손을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화물차 운전기사 A씨는 “과적차량이 자꾸 이곳을 오가니 도로가 버틸 수 있겠나”면서 “화물차를 운전하면서도 타이어 펑크나 사고가 날까 걱정되는데 승용차 운전자에겐 큰 위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파손이 가장 심한 편에 속했던 온산역~세진중공업 앞 도로에 대한 복구 공사가 최근 완료됐지만, 결국 다시 누더기 도로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도로 파손으로 인한 위험이 커지고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복구에 나서지만, 결국 파손 원인부터 해결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물차 기사들에게 도로 파손의 책임을 묻기엔 이들도 할 말이 많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측 관계자는 “과적을 하고 싶어서 하는 기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이는 화주들의 강요와 저운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량 2대로 운송해야 하는데 1대로 옮기면 결국 일이 줄어드는 거고 사고 위험과 차량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면서 “하지만 을의 입장에서 배차를 거부하면 다음부터 배차를 받지 못하거나 따돌림과 괴롭힘을 경험하며 밥줄이 끊기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과적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화물차 운전기사 B씨는 “온산공단에 조선소에 납품하는 블록이나 대형 화물을 옮길 때는 단속을 피해 야간이나 새벽 시간에 운송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단속도 제대로 안 되니 과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적 단속은 도로교통법·도로법을 근거로 울산에서는 경찰과 각 기초 지자체에 위임된 업무지만, 온산공단을 지나는 도로인 당월로는 국도 31호선으로 진영국토관리소에서 도로 관리와 과적단속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진영국토관리소 측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관할(울산·부산·경상권)에서 99건의 과적차량을 적발했다”면서 “3개 팀(15명)이 주·야간 단속에 나서지만 관할구역이 넓어 애로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송재현

wow8147@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