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GW일반산업단지 ‘고무 및 플라스틱’ 등 업종 확대 계획에 주민들 “뿔났다”

9개 업종 확대… 대기·수질 오염물질 배출업체 입주 제한 방침

시행사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입주 못한다” 울산시 “관리감독 가능”

주민들 “믿을 수 없어” 반발

울산 울주군 온양읍 내광리 일원에 조성 중인 GW일반산업단지의 입주 업종을 확대하는 변경계획이 재추진되는 데 대해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장 폐기물 매립시설 등은 제외됐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입주 업종이 추가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6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주군 온양읍 내광리 산77번지 일원에 GW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시행사 지더블유아이시㈜는 9종의 업종을 추가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섬유제품 △목재 및 나무제품 △펄프종이 및 종이제품 △고무 및 플라스틱 △비금속 광물제품 등으로 당초 △자동차 및 트레일러 등 5종에 더해 총 14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지 면적도 기존 44만8,977㎡에서 45만4,089㎡으로 넓힌다.

시행사 측은 올 5월에 사업장 폐기물 매립시설과 화학업종 등 10종의 업종을 추가하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에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약 4개월만에 매립시설과 화학업종 코드를 제외하고 업종 확대 계획을 재추진에 나선 것이다.

시행사 측은 업종 코드가 확대되긴 했지만,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의 입주를 제한하는 조항을 포함시켜 환경오염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오염물질은 특정대기유해물질 35종, 지정악취물질 22종, 특정수질유해물질 33종 등이다. 시행사 측은 산단 관리기본계획에 입주제한물질을 명시하고, 개별 공장 인·허가 과정에서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을 충분히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행사 측 관계자는 “산업단지는 공업단지와 달리, 업종 코드가 세분화되지 않아 코드만 보면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의 입주 우려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제한하는 별도의 단서 조항이 있다”며 “이를 통해 사전·사후 충분히 문제 사업장을 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도 조항이 명시돼 있고, 시행사 측에서 부지를 분양하더라도 울산시와 입주 계약 과정에서 유해물질 배출 여부를 충분히 확인해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믿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효근 온양읍이장협의회장은 “애초에 무공해 산단을 조성한다는 약속을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며 “지난번 계획에서 매립장 등 몇개만 쏙 빼고 몇달만에 다시 변경을 추진하는 건 주민들을 우롱하는 게 아니면 뭐냐”고 비판했다.

특히 공장 입주를 둘러싸고 영종산업과 울주군이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길천일반산단 아스콘공장과 같은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서 조항이 있더라도 정책 기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울주군도 ‘난색’을 표했던 만큼 ‘입주’와 ‘건축’ 과정에서 기관간 엇박자로 불필요한 갈등만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주민들은 GW일반산단 계획 변경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추가로 작성해 울산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하고, 집회와 기관 항의방문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역구 시·군의원들도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GW일반산단 계획 변경과 관련해 울산시는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 초 협의 결과에 따른 계획 변경 가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계획변경안은 오는 12일까지 열람공고가 진행 중이며, 당초 6일 온양읍 행정복지센터에서 합동주민설명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취소됐다.

2020.10.06. 22:30 / 울산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