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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 계획 사실상 무산…

‘기업체 수요 부족’한국산업단지공단, 이달 초 KDI 예비타당성 조사 철회

작년 3월 조사보다 수요 떨어져… “코로나19 등 여파”

폐기물 매립장 공영개발 계획도 차질 불가피

울산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추진 중이던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입주할 기업체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인데, 단지에 검토되던 산업폐기물 매립장도 기약하기 어려워졌다.

14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울주군 온산읍 학남리 일원에 제2온산국가산단을 조성해 온산공단을 확충하려던 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

당초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울산시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온산공단과 인접한 울주군 온산읍 학남리 일원 159만100㎡에 산단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5년간 5,600억원을 들여 정밀화학과 화학제품, 수소 등 8개 업종을 유치하고, 현재 ‘포화’ 상태인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도 계획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이같은 계획에 대해 지난해 6월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KDI는 최근 온산공단 확충 사업이 경제성이 낮아 타당성이 없다는 의견을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전달했다. 투입하는 예산과 산단 규모 등에 비해 입주할 기업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이달 초 KDI에 의뢰한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철회했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3~4월 입주 기업체 수요를 조사한 뒤 이번 용역을 진행했지만, 조사 기간 동안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기업체들의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며 “어쩔 수 없이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울산시와 재추진 계획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직 일정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울산시는 아직 이같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눈치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측은 울산시에 용역 철회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지만, 시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문제는 온산공단 확충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포화 상태’인 산업폐기물의 해법으로 울산시가 강조해온 공영개발 방안도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제2온산공단에 계획됐던 산업폐기물 매립장 규모는 15만3,000㎡로, 약 15년간 매립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져 있다. 울산시는 ‘매립 대란’ 상태까지 치달은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확보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이 공영개발 방식을 내세웠고, 지난해 말 울산연구원도 “산업폐기물 매립난 해소를 위해서는 공영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다시 울산시와 일정을 논의해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기업체들이 회복할 수 있을지, 그 시기가 언제인지 장담하기 힘들다. 게다가 첫삽을 뜨고 공단이 조성되는 데 5년, 매립장을 가동하는 데 최소 3년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산업폐기물 매립 대란으로 인한 기업체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성미

jsm386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