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잔여 용량 180만㎥…업계, 2024년 전국 ‘포화’ 전망
주민 반대 등 민간영역 한계…환경부 “공공성 확보 필요성 공감”
산단공 “온산공단 확장 계획 조정 재추진…매립장 규모는 유지”
시 “사업 마무리시점 당초보다 1년 가량 늦어진 2027년 될 듯”


▷속보=한국산업단지공단이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산업폐기물 매립장 공영개발도 불투명해졌다.(2021년 3월 15일자 1면 보도)

울산지역에 남은 산업폐기물 매립장 용량은 180만㎥. 대표적인 ‘혐오시설’이면서도, ‘황금알’ 사업이란 아이러니 속에서 산업폐기물 매립장은 지역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전국적 현안인 산업폐기물 매립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 울산 산업폐기물 매립장 용량 180만㎥… 남은 기간은 6년?

15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 초 기준 울산지역의 산업폐기물 매립장 잔여 용량은 180만㎥다. 2019년 말 기준 41만㎥ 규모였던 매립장 용량은 코엔텍 120만㎥, 이에스티 18만㎥ 등 조금씩 늘어난 상태다.

울산지역의 산업폐기물 발생량 등을 감안했을 때 6년간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라는 게 일반적인 추산이다. 하지만 산업폐기물 매립장의 경우 지역 제한 없이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인 만큼 이 기간은 얼마든지 앞당겨질 수 있다. 업계는 2024년이면 전국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매립장은 ‘민간’의 영역에 치우쳐 있다. 민간 업체가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지자체가 검토해 도시관리계획을 검토하는 형태다. 하지만 지역 주민 반대 등을 고려할 때 매립장 허가는 쉽지 않은 문제다.

실제 울산시는 이날 기준으로 민간 업체 2곳이 제출한 사업계획을 검토 중이고, 앞서 A업체가 온산읍 삼평리 산20-5번지 일원(임야 13만3,362㎡)에 계획한 매립장에 대해 적정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A업체는 2019년에 이어 두번째 사업계획을 제출했는데, 이번에도 울주군은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 제안 신청을 ‘거부’했다. 울주군은 주민 민원, 입지, 내부 실무부서 의견, 환경부 의견조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 산업폐기물 다량배출 업체 ‘자가매립장’, 용량 만료 시점 유예할까

최근 울산시가 승인한 고려아연의 폐기물 자가매립장. 울산시는 이 자가매립장이 목 끝까지 차오르고 있는 폐기물 매립장의 ‘만료’ 시점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울산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울산지역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의 80%는 온산·미포·울산 국가산업단지 사업장이 배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과 LS니꼬가 48%를 차지한다. 고려아연은 지역의 대표적인 산업폐기물 다량배출 사업장으로 꼽힌다.

울산시는 고려아연의 자가매립장이 가동되면 일반 매립장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려아연이 폐기물을 스스로 처리하게 되면 그만큼 일반 매립장으로 가던 폐기물이 감소할 것이란 논리다.

고려아연 자가매립장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지정폐기물 매립허가 등 관련 절차가 마무리돼야 가동되는데, 이르면 올 연말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결국 ‘공공성’ 확보 필요… 산단공 “재검토 온산공단 확장안에 매립장 규모 유지”

산업폐기물 매립장은 지자체 차원에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매립장 영업은 한 지역에 제한되지 않는 탓에 앞으로의 수요와 공급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환경부는 산업폐기물 매립장 포화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공공’의 영역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6월부터 시행되는 ‘공공폐자원관리시설 설치·운영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공공폐자원시설설치지원법)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대책이다. 방치된 폐기물과 부적정 폐기물, 재난으로 발생한 폐기물 등을 처리하는 공공폐자원관리시설은 매립장과 소각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잠정적으로 수도권과 영남권, 호남권, 충청·강원권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울산시는 온산공단 확장 계획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최소 1년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계획안에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는 15만3,000㎡ 규모의 매립장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변화된 상황을 감안해 기업체들의 사전 수요조사를 진행한 뒤 사업계획을 조정해 재추진할 계획”이라며 “공영개발 방식으로 검토하던 산업폐기물 매립장의 규모는 기존대로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온산공단 확장은 사업계획을 변경해 재추진할 예정”이라며 “사업 마무리시점은 2027년으로 당초 계획한 2026년보다 1년가량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측은 기업체 수요조사 등을 거쳐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의뢰할 계획이다. 최대한 일정을 서두르면 오는 5월 조사 의뢰가 가능하다는 게 울산시와 공단의 설명인데, 이후 기획재정부가 대상사업으로 선정하면 KDI 조사 기간은 7~8개월가량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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