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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단 공해와 암 발생률 상관관계 제대로 살펴야

오래 전부터 울산지역 석유화학 단지와 온산공단 기업체들이 배출하는 발암물질이 전국의 산업단지에서 내뿜는 발암물질의 절반 정도가 된다는 이야기가 풍문처럼 떠돌았다. 환경관리공단 등 국가기관에서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환경호르몬 추정물질이 국내 발생량의 10% 정도를 쏟아내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런저런 이야기들이 떠돌다가 그치기를 반복했지만 정확한 데이터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 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과 비교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도 그 중의 하나다.

울산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이 지난 22일 이 문제로 긴급토론회를 가졌다. 발표된 자료는 다양한 울산공단의 환경오염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한달 동안 울산시 전역 24개 지점에서 대기시료를 채취하고, 산업단지 내부 지점의 차량 모니터링을 한 결과는 시사점이 크다. 모니터링 결과 석유화학단지 중 야음장생포동에서 발암물질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동구 방어동이 그 다음이다. 독성이 강한 5종 발암물질 농도는 석유화학단지에서 가장 높게 측정됐고, 벤젠(benzene) 농도는 선암동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산업단지와 인접 지역의 공해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청량읍 지점과 비철금속단지 내부 지점에서 먼지 시료를 채취했는데, 두 지점의 카드뮴(Cd), 납(Pb), 비소(As), 크롬(Cr) 등 중금속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몇해전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보고된 선행연구에서 울산 산단 지역 주민들의 여러 질환에 대한 초과 발생이 확인된 바 있다. 이 연구 결과에서는 울산 산단 노출지역 주민들의 고혈압(노출지역 16.5%, 대조지역 13.4%), 당뇨(노출지역 7.7%, 대조지역 5.4%) 등의 질병 경험률이 나타났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차 자료 분석 결과 남성의 경우 폐암 1.39배, 간암 1.53배, 위암 1.43배, 대장암 1.53배, 여성의 경우 위암 1.48배, 유방암 1.48배, 갑상선암 1.52배로 나타났다. 모든 암에 걸릴 위험은 남녀 모두 전국평균에 비해 남성 1.61배, 여성 1.33배로 높았다. 이 모든 결과는 과거 정부가 울산국가공단을 조성하면서 환경성 검토 없이 마구잡이식 난개발에 앞장섰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지금부터는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하는 쪽으로 행정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성장 일변도 시절의 무조건식 희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공해문제를 잡고 공존의 길로 갈 수 있는지를 제대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