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칼 염산 5.5t 누출잇단 화학사고 대책 시급

인근마을 주민 9호흡곤란·매스꺼움호소해 병원 이송

저장탱크 하부 플랜지 부분 느슨해진 볼트사이로 누출

업체 지난해 7월에도 황산 누출사고로 과태료 부과받아

환경운동연합 "정밀안전진단 실시·민간감시기구 필요

 

 

 

울산 울주군 온산읍의 화공약품 전문 유통업체인 ○​케미칼에서 밤새 염산이 누출돼 산성마을 주민 9명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6월에도 인근 공장에서 질소산화물 누출이 발생해 마을 주민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긴급대피하는 등의 소란과 공포를 경험했는데, 불과 한 달여 만에 유해화학물질의 공포를 또 한 번 맞닥드리게 됐다.

 

화학물질안전원에 따르면 통계자료를 취합한 지난 20141월부터 올해 527일까지 울산에서 53건의 화학물질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중 79%가 누출으로 확인돼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지난 17050분께 울주군 온산읍 화산리 ​케미칼에서 탱크에 저장된 염산 5.5t 가량이 누출됐다. 이날 염산이 누출하면서 상당량의 염산 증기가 발생해 일대로 퍼져나갔다.

진한 염산(발연 염산)은 산성 박무(mists)를 형성해 호흡기, , 피부 및 내장과 같은 인체 조직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부식성(corrosive) 물질이다.

 

​케미칼 직원으로부터 염산 누출사고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13대의 차량과 24명의 소방인원을 출동시켜 누출된 탱크의 균열 부위를 밀봉해 차단시켰다

또 누출돼 방유제(기름이나 약품이 다른 곳으로 흐르는 것을 막는 칸막이)로 모인 염산과, 탱크에 있던 나머지 염산도 화학약품 운송용 탱크로리에 옮겨실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았다. 이와 함께 방유제에 남아 있던 염산은 물과 모래로 희석하는 방제작업을 벌여 사고 발생 4시간35분만인 오전 525분께 안전조치를 완료했다.

 

저장용량 100t인 이 염산 저장탱크에는 당시 75t의 염산이 저장돼 있었는데, 탱크 하부 플랜지 부분의 볼트가 느슨해져 이 틈으로 염산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탱크는 지난해 설치한 시설로, 노후화 등을 원인으로 꼽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해당 볼트의 경우 한번 조이면 풀리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느슨해진 원인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누출현장에서 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오전 7시께 비봉케미칼 인근의 한 마을 주민들이 호흡 곤란과 메스꺼움을 호소한다는 신고가 119로 들어왔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운 여름철이어서 창문을 열고 잠을 청하는 주민들이 많은데, 이들은 염산에 그대로 노출됐다고 전했다.

마을 한 주민은 잠든 사이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니 잠도 편안하게 잘 수가 없다화학사고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주민 9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모두 귀가했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층으로 경상으로 분류됐다.

 

환경부는 사고현장 주변에서 염산농도를 측정했지만 검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사고시설에 대한 가동중지 명령을 내리고, 자세한 경위와 주민 피해와의 관련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환경부는 조사결과 업체의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사항 등이 확인되면 행정처분 조치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케미칼은 앞서 지난해 729일에도 사업장 내 수처리제 제조공정에서 폐황산을 투입하던 중 운반 용기(IBC) 하부의 배출 밸브가 손상돼 황산 약 50kg(소방 추산)을 누출시킨 바 있다. 당시에는 환경부로부터 과태료를 처분을 받았다.

 

이번 염산누출 사고와 관련해 울산환경운동연합 이상범 사무처장은 울산시와 환경부 등이 울산지역 석유화학단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시민단체의 입회하에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히는 한편 국가산단의 유해 화학물질 누출에 대한 감시강화를 위해 민간환경감시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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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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