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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 누출사고 두달 지나도록 수수방관”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산성마을 주민들이 지난 7월 비봉케미칼 염산 누출 사고 피해에 따른 대책을 촉구하며 항의에 나섰다.

산성마을 주민들은 5일 울주군 온산읍 화공약품 유통업체인 비봉케미칼 앞에서 경운기와 트랙터 등 농기계를 동원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비봉케미칼에서는 앞서 지난 7월 17일 오전 0시 50분께 탱크에 저장된 염산 5.5t가량이 누출됐다. 누출 원인은 탱크 외부 플랜지 부근에 발생한 원인 미상의 균열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현장에 염산 증기가 대거 발생하면서 공장 인근에 위치한 산성마을 주민 9명이 호흡 곤란과 두통, 메스꺼움 등 증상을 호소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당시 사고 이후 두 달이 넘었음에도 업체 측은 주민들의 피해 조사와 차후 대책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사고 당시 병원으로 이송된 9명 외에도 추가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이 있어 총 10여명이 건강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축사에 키우는 소와 농지 오염 등 피해에 대해서도 대책을 촉구했다.

산성마을 피해주민 엄모씨는 “염산 누출 사고가 발생하고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업체 측은 아직까지도 아무런 말이 없다”며 “이제껏 두달 반을 기다렸는데 주민들이 불편한지 농지나 가축에 피해가 있었는지 조사도 하지 않고 협의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항의했다.

아울러 “이렇게 항의 시위라도 하지 않으면 피해 입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아 시위를 벌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비봉케미칼 측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다만 주민들에게 보험사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비봉케미칼이 사고 발생 후 1시간이 지나 신고하는 등 즉시 신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한 상태다.

비봉케미칼은 지난해 7월 29일 저장 탱크에서 황산 50㎏ 상당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성봉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