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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민간업체 추진 ‘산업폐기물 매립장 신설 계획’ 상당수 표류

새정부 차원 매립 대란 예방 대책 필요

울산시와 민간업체가 산업폐기물 대란을 막기 위해 수년간 추진해온 매립장 신설 사업의 상당수가 답보 상태여서 새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온산국가산업단지 안에 공공매립장을 신설하려던 울산시 시도는 ‘예비타당성’ 문턱에 걸려 보류됐고, 고려아연의 자가매립장 설치 계획은 특혜시비에 이어 ‘공공성’ 문제로 번지면서 감사원 제지를 받았다. 민간업체들은 울산시로부터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사업 ‘적합 통보’는 받았지만 관할 지자체의 거부로 발목이 잡히거나, 주민수용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분위기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는 최근 2년동안 민간업체 3곳이 신청한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사업계획에 대해 모두 ‘적정 통보’했다.

실제 시는 작년 12월 B사가 울주군 온산읍 강양리 일원 7만4,000㎡에 180만t 규모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조성하겠다며 신청한 사업계획에 대해 ‘적합 통보’했다. 또 같은해 9월엔 T사가 온산읍 화산리 일원 7만9,000㎡에 187만t 규모의 매립장을 신설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내자 같은 결정을 내렸다. 2019년 12월에도 D사가 온산읍 삼평리 일원 임야 13만3,362㎡에 매립 용량 285만t 규모로 계획한 사업에도 ‘적합 통보’했다.

이로써 민간업체들은 주민 수용성을 확보(주민 80% 이상 동의)한 뒤 관할 지자체인 울주군의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 절차를 통과하면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울주군 도시계획위원회는 주민반발 등을 우려하며 D사의 신청에 대해 만장일치로 ‘수용 거부’를 결정했다. B사와 T사는 현재 지역주민들과 협의하는 단계여서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 신청을 하기까진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가하면 울산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온산국가산단을 159만㎡ 더 확장(제2온산국가산단), 이 곳에 ‘산업폐기물 공공 매립장’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에 발목이 잡혔다.

작년 2월, 한국개발연구원이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보고에서 ‘수익성 부족’ 문제를 지적하자 계획을 자진 철회한 거다. 코로나19 악재로 수익성 평가의 핵심인 ‘기업 입주수요’가 저조했던 탓이 큰데, 최근 산단공은 기업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고 입주수요 재조사를 위한 자체 용역을 준비 중이다. 단, 이 사업은 민선7기 들어 추진된데다, 한번 철회한 사업을 재추진하려면 사업타당성 분석도 새로해야 한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되고 있다.

특혜시비가 불거졌던 고려아연 폐기물 자가매립장 개발 계획은 ‘공공성’ 문제로 번지면서 최근 감사원 제지를 받았다.

고려아연은 온산국가산단에서 배출되는 산업폐기물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산업시설용지 10만여㎡를 ‘공공시설용지’로 변경해 향후 10년간 10만t을 매립할 수 있는 매립장 조성을 추진했고, 울산시는 2020년 10월 이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이를 두고 특혜시비가 불거졌고, 최근 감사원은 1년여의 감사 끝에 온산국가산단 개발계획 변경을 승인한 울산시청 공무원 등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국토계획법상 공공시설용지에 설치하는 시설은 기본시설 뿐인데 고려아연의 자가 매립장은 ‘공공 필요성’을 충족하지 않아 기반시설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재로썬 ㈜와이에스와 ㈜유그린텍이 온산국가산단 내 산업시설용지를 공공시설용지로 변경, 매립 용량 434만t 규모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신규 조성하려 추진 중인 사업계획(본지 4월28일자 1면 보도)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그러나 주민수용성 확보와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책심의를 통과해야 하는 난관이 남아 있어 한계치에 임박한 울산 산업폐기물 매립 대란의 불을 끌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울산시 관계자는 “5년 9개월 뒤로 예고된 울산 산업폐기물 매립 대란에 대비하려면 부울경 메가시티 특별연합 차원에서 ‘타지역 폐기물 반입 제한’ 등이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만간 출범하는 새정부에서 산업폐기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원책을 마련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혜정 jhj7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