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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산국가산단 폐기물매립장 신설 주민 반대로 ‘제동’

강양어촌계 “유사시 바다오염 우려…동의절차도 빠져” 반발

市 입법예고 주민 수용성 제고 조례안도 악법 규정 철회 요구

▷속보=산업수도 울산의 사업장폐기물 매립시설 신규 조성을 둘러싼 지자체-기업-주민 간 갈등이 ‘야음지구 개발’ 찬반 논란에 이은 또다른 공공갈등 의제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울산시가 매립 대란이 임박한 산업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온산국가산업단지에 민간 매립장 신설을 추진(본지 4월28일자 1면)하고 나서자 화들짝 놀란 해당 지역주민들이 집단 반발에 나서면서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주군 온산읍 강양마을 어촌계와 이장단은 당월리 온산국가산단 안에 매립 총량 325만t 규모의 ‘일반·지정폐기물처리시설’을 조성하려는 ㈜와이에스의 계획에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을 지난 4일 울주군에 서면 제출했다.

최근 울주군은 ㈜와이에스가 산업폐기물 매립장 신설을 위해 신청한 ‘온산국가산단 개발계획 변경’과 관련, 주민 열람공고(4월 21일~5월 6일) 절차를 진행했는데 마감 이틀 전에서야 이 사실을 확인하고 부랴부랴 반대 입장을 표명할 수 있었다는 게 강양 어촌계 설명이다.

비슷한 시기 ㈜유그린텍도 당월리 일대 4만7,744㎡에 매립 용량 109만t 규모의 일반폐기물 처리시설을 짓겠다며 ‘온산국가산단 개발계획 변경’을 신청했는데, 강양 어촌계는 열람공고 기간(4월 14~28일)이 이미 끝난 상태에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탓에 반대 의견 조차 내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양어촌계 관계자는 “㈜와이에스가 폐기물매립장을 신설하려 계획한 당월리 일원은 공유수면을 매립한 부지여서 지진이나 해일 같은 천재지변이 발생할 경우 어촌계원들 삶의 터전인 바다가 오염될 수밖에 없다”면서 “울산시는 ‘그간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거쳤고, 이제 국토교통부 심의를 앞둔 상황’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 주민설명회 같은 주민 동의절차가 쏙 빠졌다”고 따졌다.

특히 온산 주민들은 울산시가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장치 중 하나로 입법예고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후보지 공모·선정에 관한 조례안’을 ‘폐기물악법‘으로 규정하고 철회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 조례안은 산업폐기물 매립시설 설치의 최대 난코스인 주민 수용성을 최대한 담보하는 차원에서 사업 허가 사전 절차제를 도입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민간이 폐기물 매립시설을 조성할 때 후보지를 공모하거나 입지후보지 신청을 받아 선정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입지후보지 선정위’ 구성의 근거를 마련한 거다.

입지후보지 선정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최소 11명에서 최대 21명까지 구성할 수 있도록 했고, 공무원이 아닌 위원을 과반 이상 두도록 규정했다. 특히 입지후보지 선정을 신청하는 업체는 주변 영향지역을 대상으로 주민지원기금 등의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들어갔다.

시는 지난달 21일 이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6월 임시회에서 울산시의회 승인을 거쳐 공포할 계획이다.

하지만 온산지역 이장단과 청년회, 체육회, 주민자치위원회는 10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폐기물악법 입법예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온산읍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는 “온산지역이 산업폐기물 신규 매립장의 타깃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지켜만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와이에스와 ㈜유그린텍 관련 열람공고 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국토교통부에 폐기물매립시설 신설을 위한 ‘산업입지정책심의’를 신청하려던 울산시 계획에 난관이 우려된다.

더욱이 두 민간 기업이 계획한 대로 온산국가산단에 폐기물매립장을 조성하려면 ‘산업시설용지’를 ‘공공시설용지’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 역시 서휘웅 울산시의원의 문제 제기에 부딪혔다.

서 의원은 이날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는 선거로 단체장이 자리를 비운 이 시기에 주민 동의 없이 추진 중인 온산국가산단 민간 사업장폐기물 매립장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민의견 청취 절차가 형식적으로 추진되면서 정작 주민들은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는데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공론화위원회가 이미 구성돼 있지만 무관심으로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과거 울산시는 또다른 민간기업의 유사 계획에 대해 ‘산업용지 부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는데 그 입장은 어디로 갔나”고 반문했다.

조혜정 jhj7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