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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설비특별법 7월 국민동의 청원 진행한다

법제정 추진단 법안 공개 … “산업단지 안 노후설비 안전·유지관리 책임 정부에”

7월 국민동의 청원 예정인 노후설비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노후설비특별법)안이 공개됐다. 법안에는 산업단지 안 노후설비 안전·유지관리의 책임을 사업주를 넘어 정부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산업단지 노후설비 안전관리특별법 제정 추진단은 23일 오전 여수시의회 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설명했다. 추진단은 화학섬유식품노조·플랜트건설노조·화학물질 감시단체 건강한생명을지키는사람들·정의당 등으로 구성돼 있다.

법안 발의 배경에는 잇따른 산업단지 내 안전사고가 있다. 2012년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불산누출 사고로 노동자 5명이 숨진 이래 산업단지 내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정확한 사고원인이 규명되지 전이지만, 지난 19일 오후 울산 온산공단 에스오일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본사·협력업체 노동자 10명이 사상했다. 여수국가산단 안 여천NCC 3공장에서는 열교환기 기밀시험 중 폭발사고로 노동자 4명이 숨지기도 했다.

노후설비특별법안은 ‘화학물질, 고압가스 및 위험물을 취급하는 데 사용되는 20년 이상된 설비’를 노후설비로 규정하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5년마다 노후설비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산자부 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노후설비 결함으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하거나 관리주체에게 긴급안전점검 실시를 요구하게 했다.

법안에는 노동자·주민의 참여와 알권리를 보장하는 내용도 주요하게 담겼다. 노후설비 안전·유지관리계획 수립 과정에서 노사가 참여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거나 근로자대표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노후설비 결함으로 인한 재해 위험을 감지한 경우 긴급안전점검 실시 요구도 가능하다.

산업단지 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역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민들도 볼 수 있게 지방자치단체장이 노후설비개선계획을 공개하도록 했다.

현재순 화학섬유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화학물질관리법 등 여러 부처에 관계된 법·제도를 개선하면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수년에 걸친 개정에도 노후설비에 의한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며 “통합적 관리를 위한 노후설비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진단은 국민동의 청원 형태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청원은 7월 한 달간 진행된다. 청원인원 5만명이 넘으면 국회에 접수돼 소관 상임위에 회부된다. ‘노후설비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수·울산·대산 석유화학단지 연속토론회’는 이날 여수를 시작으로 24일과 25일 울산과 대산에서 각각 열린다.

강예슬 기자 yeah@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