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설비 관리권한, 정부·지자체에도”

​S-OIL 울산공장 폭발화재 사고를 계기로 석유화학공단 내 낡은 설비를 관리·감독할 권한을 사업주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에도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OIL 울산공장 사고가 난 지 나흘 뒤인 23일 오전, 여수시의회에서는 ‘노후설비 안전관리특별법’ 제정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 회의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다. 24일 오후에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2층 회의실에서, 25일 오후에는 서산문화원 2층 다목적실에서 같은 주제의 토론회가 열린다.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3개 도시의 연속 토론회인 셈이다. 회의 명칭도 ‘산업단지 노후시설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노후설비특별법) 제정을 위한 연속 토론회‘다.

결론은 이 법안 통과에 앞장서온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의 지론과 대동소이하다. 강 의원은 지난해 3월 10일 국회 ‘노후설비특별법 간담회’에서 1천명의 사상자를 낸 레바논 베이루트항 폭발사고와 5천명의 사상자를 낸 인도 LG화학 누출사고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대규모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화학물질 취급에 대한 산업현장의 안전대책 마련이 너무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의 통계도 인용. 지난 7년간 발생한 541건의 화학사고의 원인 중 시설관리 미흡이 4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막을 수 있는 사고인데도 못 막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교량, 터널, 항만, 댐 등 공공시설물의 안전관리 특별법은 있는데도 산업단지 설비에 대한 안전관리법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울산시도 요구한 바 있지만, 석유화학공단의 낡은 설비에 대한 안전관리·감독 권한을 정부와 지자체에도 부여하는 것이 옳고, 그러자면 ‘노후설비 안전관리특별법’이 먼저 제정돼야 한다. 그런 권한을 ‘안전’보다 ‘영리’에 더 신경을 쓰는 사업주에게만 주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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