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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확장 하겠다면서 …‘산업폐기물’ 처리 쏙 빠져

김두겸 당선인, 산업단지 확대 공약

폐기물 관련 구체적 계획·언급 없어

취임 후 온산산단 매립장 문제 당면

최대 난제 주민 반발 극복 방안 촉각

윤석열 대통령과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의 지역공약 제1성이 '산업수도 위상 구축'이지만 정작 매립대란이 임박한 사업장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에 대한 내용은 쏙 빠져 보완이 요구된다.

산업수도에서의 폐기물매립장은 공단에서 매일 배설하는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공중화장실 역할을 하는데, 울산은 약 5년 뒤 매립용량 초과가 예고된 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더욱이 당선인은 '국가·지방산단 확장'을 공약한 만큼 산업폐기물 대책 역시 패키지로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대 난제인 주민 반발을 극복할 방법론으로 무엇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 5년 뒤 매립장 용량 초과 …시급 현안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당선인은 ‘8대 목표·20개 전략·100개 과제’를 제시했는데 국가·지방산단 확장 공약은 1대 목표(시민에게 일자리를) 세 번째 꼭지(혁신산업에 주력을)에 포함됐다.

실제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지금 울산은 산업수도의 면모를 잃고 있다. 새로운 변곡점이 필요한데 윤석열 정부 탄생이 기회"라면서 "올해를 제2산업수도 역사를 새로 쓰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당선인이 언급한 대로 <울산 7대 공약·15대 정책과제> 중 '미래를 준비하는 산업수도 위상 구축'을 제1성으로 삼았다.

산단 확장 공약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다음달 1일 민선8기 출범 후 수립될 예정이다. 단, 산업수도 위상을 구축하고 산단을 확장하는 공약만 있을 뿐 정작 폐기물처리 방안에 대해선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원칙론 외 별도 언급이 없어 어떤 보완책이 나올지 지켜보는 눈이 많다.

당선인이 취임 후 맞닥뜨리게 될 당면 현안으로는 현재 신청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온산국가산단 내 폐기물매립장의 처리 문제로 지목된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유그린텍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선 ㈜와이에스, 신한중공업㈜, ㈜에코마린텍·㈜지아이테크 등 모두 4건의 신청 접수가 이뤄졌다.<표 참조> 　

기존 지역 내 산업폐기물 매립업체는 ㈜코엔텍, ㈜이에스티, ㈜유니큰 등 3곳인데 최근엔 신규 사업자들이 잇따라 신청을 낸 거다.

# 온산산단 내 폐기물시설 4건 신청

2019년 작성된 <울산 사업장 매립폐기물 관리방안 보고서>를 보면 울산은 2030년이 되면 산업폐기물 매립 수요가 627만㎥에 달하는 반면 처리 한도는 141만㎥에 불과해 총 486만㎥에 대한 처리대란이 불가피해진다. 더욱이 2016년 ㎥당 6만5,000원하던 매립단가는 작년들어 ㎥당 20만원으로 208% 급상승했다. 공장을 가동하는 기업의 부담이 그만큼 가중됐다는 뜻이다.

올초 송철호 시장이 2030년까지 처리용량 총 500만㎥ 이상인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단계적으로 추가 확보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민선7기 울산시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함께 추진해온 '제2온산국가산단 조성 및 공공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립' 사업 계획을 당선인이 지속 사업 목록에 올릴지도 관심사다.

이 사업은 온산국가산단을 159만㎡ 더 확장하고, 여기에 300만㎥를 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매립장을 신설하기 위한 건데, 지난해 3월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보고에서 '수익성 부족'이 문제되면서 산단공이 자진 철회한 상태다. 산단공은 민선8기 울산시와 협의해 사업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최대 난제인 주민수용성 확보 방안이다.

앞서 언급한 총 4건의 신규 사업신청 모두 국토교통부의 산업입지정책심의 절차를 받아야 하는데, 온산읍 주민들은 지난달 ㈜유그린텍과 ㈜와이에스의 신규 사업에 반대하는 의견을 공식 제기한 바 있다.

울산시는 출구전략으로 '입지후보지 선정위원회'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폐기물처리시설 입지후보지 공모선정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지만 "폐기물악법"이라는 온산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원래 이번달로 예정했던 울산시의회 상정 일정을 민선8기 출범 이후로 연기했다.

당장에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신규 조성하기 어렵다면 '타지역 폐기물반입'을 제한하거나, 현행법상 전액 국가로 귀속되는 산업폐기물 처리분담금을 생활폐기물처럼 시설이 소재한 시·도에 교부하기 위한 법개정에 동참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상공회의소와 울산공장장협의회가 지난달 말 간담회를 개최한 뒤 울산시장 당선인 측에 '산업폐기물 매립시설 확충' 방안을 직접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약에는 없지만 상의가 건의한 만큼 취임 후 별도의 방안을 제시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