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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난제’ 폐기물 매립시설 확충될까

울산상의 회장단, 김두겸 시장과의 첫 간담회서 전격 건의3개 업체 잔여용량 128만6천㎥… 평균 5.7년 남아원자재값 상승-처리비용 증가 ‘이중고’해소 기대감金 “기업하기 좋은 환경 위해 직접 챙길 것” 재천명

울주군 온산국가산단 내 위치한 A업체는 올해 들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원자재값 인상 속에서 산업폐기물 처리비용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 그래도 물가인상의 경우 전쟁이 끝이 나면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산업폐기물의 경우 사실상 답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업체 대표는 “매립시설 확충은 없는 상황에서 기존 폐기물업체들의 잔여용량은 계속 줄어들다보니 처리비용이 갈수록 오르고 있다. 이제 폐기물 매립시설 확충문제는 지역 산업계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며 “민선 7기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추진했었지만 진전된 건 없다. 민선 8기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전면에 표방하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민선 8기 울산시가 출항을 시작한 가운데 지역 산업계 최대 난제인 산업폐기물 매립시설 확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5일 울산시와 울산상공회의소 간에 개최된 ‘지역 경제 현안 논의 간담회’에서도 뜨거운 화두였다. 김두겸 시장 취임 후 지역 상공계와의 첫 간담회로 이 자리에서 울산상의 회장단은 업계 의견수렴을 통해 ‘울산 관내 폐기물매립시설 확충’을 전격 건의했다.

폐기물매립시설 확충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확충은 없고, 잔여 용량은 갈수록 줄어들면서 처리단가가 계속 올라 지역 기업들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주)코엔텍, (주)유니큰, (주)이에스티 등 지역 3개 폐기물업체의 잔여용량은 총 128만6천148㎥로 가동연한은 평균 5.7년에 불과하다. 그나마 (주)코엔텍이 2020년 증설 결정으로 잔여용량 115만333㎥로 12년 정도의 가동연한이 남았을 뿐 나머지 (주)이에스티(2019년 증설/11만881㎥/4년)와 (주)유니큰(2014년 증설/2만4천934㎥/1년)은 사실상 매립종료 시기가 임박해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폐기물 매립시설 확충 문제는 지난 민선 7기에서부터 전략적으로 덤벼들었던 사안이었다. 폐쇄적이었던 이전 집행부와 달리 출범 초기부터 매립장 신·증설에 적극 나서기로 방침을 정하고 기존 폐기물업체 용량 증설과 신규 매립장(민영, 공영) 확보에 적극 나섰다. 특히 공영개발에 초점을 맞춰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함께 온산국가산단을 확장하는 방안까지 추진했다. 하지만 온산산단 내 입주 기업체 수요 부족으로 무산됐다. 민간 매립장의 경우 신청건수는 많았지만 환경오염을 우려한 주민 반대와 형평성 문제에 부딪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기존 업체 용량 증설 외에는 이뤄진 게 없었다.

이런 가운데 민선 8기가 출범하면서 다시 지역 산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두겸 시장이 ‘일자리 확충을 통한 인구증가’를 시정 우선 과제로 삼은 가운데 그 방법론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 김 시장이 1호 공약으로 내건 ‘GB(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기업유치 및 활성화에 방점이 있는 만큼 페기물 매립시설 확충을 통한 처리비용 안정화 역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김 시장은 인수위원회에서도 산업폐기물 매립장 확충 문제에 대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백지상태에서 직접 챙기겠다”고까지 말했다. 또 그 방법론으로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울산상의와의 간담회에서도 김 시장은 이를 재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국가산단 내 업체들은 “공단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량이 하루 평균 6천여t이다. 그런데 6년전 t당 8만~10만원 하던 처리비용이 최근 들어 평균 4배 이상 뛰었다”며 “이제 폐기물 문제는 사활이 걸린 문제로 민선 8기에서는 꼭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울산상의는 폐기물 매립시설 확충 외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위기 대응을 위한 경제활성화 방안 적극 모색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입법 △조선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 인력지원 확대 △동북아석유가스거점(오일가스허브)사업 전략적 추진 △산업기술박물관 울산 유치 △기술과 생산성 혁신으로 자동차산업 재도약 등도 요구했다.

이상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