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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산국가산단 내 폐기물매립장 신규 조성사업 ‘제동’

국토부, 민간업체 토지이용계획 변경 요청에

매립 용량 산출 방법· 조성 근거 등 미흡 반려

최대 난관 주민수용성 확보 방안 강구도 지적

김 시장도 재검토 피력 … 사업 추진 잠정 중단

울산지역 민간업체들이 진행 중인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산업폐기물매립장 신규 조성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폐기물매립장을 신설할 수 있도록 기존 산업용지의 토지이용계획을 바꿔달라'는 민간의 요구를 허가권자인 국토교통부가 사실상 반려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두겸 시장은 전임 송철호 시장 체제에서 추진된 폐기물매립장 신설 사업에 너무 많은 이권이 개입됐다며 수차례 재검토 뜻을 시사해온 터라 그동안 민간 주도로

이뤄져온 관련 사업 추진이 올스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유그린텍, 116만3천㎥ 규모 조성 계획 차질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부는 지난달 말 울산시에 '온산국가산단 개발계획 변경 산업입지정책심의 요청'에 대한 회신 공문을 보냈다.

이번 회신은 ㈜유그린텍이 울산시를 통해 신청한 '온산국가산단 개발계획변경' 건에 대해 사전 검토한 내용이다.

㈜유그린텍은 토지이용계획상 '산업시설용지'로 지정된 울주군 당월리 온산국가산단 내 부지 4만7,744㎡를 '공공시설용지'로 변경, 해당부지에 매립용량 116만3,000㎥ 규모의 산업폐기물매립장을 신설하겠다며 울산시와 협의를 거쳐 온산국가산단 개발계획변경을 신청했다.

㈜유그린텍 사업계획이 순항하려면 국토부의 산업입지정책심의를 통과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이 계획은 산업입지정책심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한 채 제동이 걸렸다.

국토부가 산업폐기물매립장이 부족하면 기존 처리시설을 증설하든 울산이 아닌 타지역 폐기물 반입을 억제하든 해야지, 기껏 조성해놓은 산업용지를 주민동의 대책도 없이 함부로 헐어쓸 순 없다는 입장을 울산시에 회신한거다.

# 국토부 "처리용량 산출방법 누락"

실제 국토부는 회신을 통해 △온산국가산단에 116만3,000㎥ 규모의 산업폐기물을 매립할 시설을 왜 추가 조성해야 하는지를 뒷받침할 산출방법과 근거가 제출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울산시와 기존 폐기물처리시설 증설계획 수립 관련 개발계획변경을 협의했는데 이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러면서 △폐기물처리시설의 최대 난제인 주민수용성을 무슨 수로 확보할 건지 △외부에서 반입되는 폐기물을 어떻게 하면 억제할 수 있을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토부는 신뢰할만한 근거도 없이 산업용지를 폐기물처리시설 조성가능한 용도로 바꿔줄 순 없다는 입장인만큼 우선적으로 온산국가산단 폐기물처리물량을 산정하는 전문용역을 실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공공이 아닌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이다보니 시 예산을 투입해 용역을 진행하기엔 적절치 않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산국가산단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처리용량 산정은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울산이 아닌 외부에서 반입되는 산업폐기물"이라며 "국회에서 '폐기물처리업 영업구역 제한' 입법화가 추진 중이지만 수도권의 반발로 난항 겪고 있다보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폐기물처리대책을 수립하는데 한계가 따른다"고 부연했다.

# 타 민간업체 3곳도 '올스톱' 수순

이번에 국토부가 직접 제동을 건 업체는 ㈜유그린텍이지만, 파급력은 온산국가산단에 산업폐기물매립장을 조성하려던 모든 민간업체에 미치는 모양새다.

㈜유그린텍 말고도 현재 ㈜와이에스, 신한중공업㈜, ㈜에코마린텍·㈜지아이테크도 국토부에 '온산국가산단 개발계획 변경 산업입지정책심의 요청' 신청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표참조>

강양어촌계 등 일각에선 이들 민간업체가 폐기물매립장을 신설하려는 부지 중에는 산업용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바다를 메우거나 보존산지를 헐어 조성한 곳이 상당수여서 용도 외 폐기물처리시설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더욱이 민간 산업폐기물매립장 신규 조성 사업은 민선 7기 체제에서 추진됐는데, 김두겸 시장은 취임 전 민선 8기 시장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 때부터 "이권개입설이 난무한데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며 수차례 재검토 의지를 밝혀왔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볼 때 온산국가산단 내 민간 산업폐기물매립장 신규 조성사업은 김 시장의 재검토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절차가 잠정 중단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