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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온산국가산단 확장, 1년 5개월여만에 재추진한다

S-OIL 7조 투자 등 경제성 충족에

市·산단공 내년 기재부예타 받기로

내달 수요조사 후 사업타당성 용역

늦어도 내년 1월엔 윤곽 드러날 듯

울산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사업 철회 1년 5개월여 만에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 개발'을 재추진한다.

작년엔 코로나19 확산 시기와 맞물리면서 확장단지에 입주하겠단 기업수요가 바닥을 치자 자진철회할 수밖에 없었지만, 올초 S-OIL이 온산산단 일대에 7조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규모의 석유화학복합시설을 2026년까지 건설하기로 결정하는 등 경제성을 담보할 여건이 이젠 마련됐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재추진은 부족한 산단 확장도 확장이지만 당장 5년 뒤 매립 대란이 예고된 산업폐기물을 처리할 공공매립장 조성계획까지 포함된 중대 사업이라는 점에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종합 전략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시·산단공, 재추진 '공감대' 모아

2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는 지난 26일 '온산국가산단 확장단지 개발사업' 공동 시행자인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도시공사 관계자와 실무협의회를 가졌다.

이날 실무협은 작년 3월 산단공이 사업을 자진철회한 이후 처음으로 마주한 자리였다. 이들은 온산국가산단 확장 개발사업을 재추진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며 내년 상반기 안에 예비타당성 재추진 절차를 밟기로 의견을 모았다.

온산국가산단 확장 개발사업은 2020년 6월 기재부 예타 대상에 선정됐던 만큼,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중간분석한 예타자료를 참고서 삼아 문제로 지적된 내용을 수정·보완하거나 대응논리를 개발하면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표참조>

이에 울산시는 산단공에 기업수요 발굴과 경제성(BC) 확대를, 산단공은 산단공대로 울산시와 울산도시공사에 공공 폐기물매립장 운영주체와 운영방식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각각 요청했다.

# '기업 입주수요 확보'·'경제성 확대' 관건

최대 관건은 '기업 입주수요'와 '경제성(BC)' 확보.

앞서 KDI의 예타 중간분석 자료에 따르면 온산국가산단 확장단지에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은 전체 표본기업 5,104개사 중 30개사에 그쳤고, 사업타당성을 가늠하는 중대잣대인 BC도 0.8로 최소 기준인 1.0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기업입주 수요조사는 코로나19로 기업의 투자심리가 바닥을 치던 2020년 9~11월에 이뤄져 악재로 작용된 측면이 크다.

반면 올들어 기업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실제 지난 1월엔 S-OIL이 온산읍 학남리 일원 65만㎡에 단일 플랜트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석유화학복합시설(RUC/ODC) 2단계' 건설 사업을 2026년 완공 목표로 추진하겠다며 울산시에 '국가산업단지 개발실시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이른바 '샤힌(Shaheen·아랍어로 '매') 프로젝트'인데, 현재 10%대인 '석유화학' 비중을 두 배 이상 키우는데 필요한 공장 3개를 짓는 7조원 짜리 역대급 규모의 사업이다.

곤두박질치던 울산지역 수출액도 정상 회복하며 특히 지난 7월 석유제품 수출은 1년 전 대비 128.6%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 산단확장 '올인' 김 시장 행보도 긍정요인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두겸 울산시장의 지역공약 제1성이 '산업수도 위상 구축'이라는 점도 온산국가산단 개발 재추진의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시장은 산업용지를 확장해 일자리를 만들고 근로자들이 거주할 도시기반을 조성해 인구를 유입하겠다며 개발제한구역 해제(그린벨트·GB)를 자신의 제1공약으로 내걸고 취임 이후 거침없는 대정부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울산은 매립대란이 임박한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부족으로 골치다. 산업수도에서의 폐기물매립장은 공단에서 매일 배설하는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공중화장실 역할을 하는데, 울산은 약 5년 뒤 매립용량 초과가 예고된 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온산국가산단 확장단지엔 전체 면적의 9.6%에 달하는 15만2,997㎡가 산업폐기물 공공매립장을 조성할 부지로 계획돼 있다. 이 공공매립장의 처리용량은 300만㎥이다.

즉, 윤정부는 물론 김 시장이 자신의 공약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온산국가산단 확장단지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울산시와 산단공 관계자는 "이제 막 실무협의회를 재개한 단계여서 현재로썬 사업 재추진이 확정됐다고 발표하긴 이르지만 예타를 위한 절차를 다시 시작하자는데는 공감했다"면서 "다음달 산단공 주도로 기업수요조사에 착수한 뒤 사업타당성 분석을 위한 자체 용역도 실시해 내년 1월께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