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

(사설) 울산공단 악취 형식적인 조사로는 잡을 수 없다

　석유화학단지 등 각종 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산의 악취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울산시 등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지도단속과 악취 저감을 위한 입주 기업체들의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시민들의 체감 환경개선은 더디기만 한 게 현실이다.

　실제 지난 7월초 울주군 온산국가산단 인근 주민들이 한 기업체에서 내뿜은 공해악취 매연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해당 사업장은 상습 악취발생업소로 대규모 환경설비를 갖췄지만 주민들은 시설을 제대로 운용하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악취배출 순간의 굴뚝사진과 항의 후 찍은 굴뚝사진을 제시하며 울산시에 철저한 단속을 주문했다. 울주군 온산산업단지의 또 다른 대형사업장도 여전히 악취 민원을 발생시키고 있다. 이 사업장 역시 최근 대규모 환경 설비를 갖췄지만 여전히 상습 악취 민원대상이다.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이 9월부터 11월까지 '악취실태조사'를 실시한다는 소식이다. 조사대상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온산국가산업단지 등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총 4개 지역 20개 지점이다. 관리지역 내(7지점), 경계지역(2지점), 인근 영향지역(11지점)으로 나눠 새벽, 주간, 야간 시간대별로 2회씩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장소를 특정해놓고, 예고까지 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앞서 상반기에 이뤄진 실태조사에서 전체 120건 중 삼동면 하잠리와 조일리 관리지역에서 복합악취 배출허용기준을 1회(주간·야간) 초과한 것을 적발한 것이 유일하다. 나머지 지역은 모두 '불검출 및 기준치 이하'로 조사됐다고 한다. 악취실태조사 결과를 시·구·군과 공유하여 효율적 악취관리 기반 조성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즉시성, 현장성을 확보해야만 적발이 가능한 악취공해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납득하기 힘든 조사 결과다.

　전문가들은 악취의 경우 구간을 정해놓고 시간별로 모니터링하는 정도의 조사로는 위반 사업장 적발은 물론 원인파악도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타깃'을 정해 집중 관리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울산 및 온산산단의 악취는 대부분 '타깃관리'가 가능하다. 악성 악취를 배출하는 공정 파악이 가능하고, 상습적으로 악취 민원을 발생시키는 사업장이 확연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상습 악취 사업장들이 중점관리대상에 포함되어 있지만, 이들 사업장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