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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산단 인근 주민 피해 극심 … 시의회, 대정부 대책 촉구

공진혁 대표 시의원 전원 발의 속도

악취 · 유해물질 등 여전 상생안 시급

노후산단 중대사고 집중 관리 필요

울산국가산업단지 주변지역에서 환경오염, 사고피해, 건강문제 등이 잇따르지만 주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을 개선하기 위해 울산시의회가 관련 법률 제정 등 대책마련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해 나가기로 했다.

9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공진혁 의원 대표로 22명의 의원 전원이 발의한 '울산국가산업단지 주변지역과 지역주민에 대한 지원 대책마련 촉구 결의안'이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제237회 임시회에서 다뤄진다.

의원 전원이 공동 발의한 만큼 가결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며, 결의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실,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울산시 등에 보내진다.

결의안은 국회에서 계류 중인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 △노후국가산업단지 안전 및 지속가능성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을 조속히 통과해 지역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해 달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정부가 노후국가산업단지와 석유화학단지의 안전 및 지역주민과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종합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이다.

결의안에 따르면, 울산은 산업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전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국가산업단지인 울산미포, 온산 등 2곳을 보유하고 있고,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 국가산단에서 발생하는 대기·수질·악취·유해화학물질 등으로 인해 받는 피해가 지역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특히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조사한 암 표준화 발생비(1999~2013년) 지표에서 암발생률이 남자 기준 전국 평균의 1.61배, 여자 기준 전국 평균의 1.33배로 높고, 타 시도 대비 사망률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최근 국가산업단지 내 위치한 사업장에서 화재·폭발·가스누출 사고 등으로 인한 다수의 인명 및 재산피해,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17년 이후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관리하는 65개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중대사고는 총 149건으로 이로 인한 사상자는 총 287명(사망 119명, 부상 16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년 이상 된 노후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283명으로 98.6%에 이를 만큼 노후 산업단지에서의 안전사고는 좌시할 수 없는 문제라고 결의안은 짚었다.

더 심각한 것은 지난해 발생한 대표적 중대화학사고 6건 중 3건이 울산에서 발생됐고, 이로 인한 사상자는 총 19명(사망 4명, 부상 15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이후 누적 집계도 32건으로 65개 산업단지 중 중대사고가 가장 많아 안전관리 및 예방시스템 마련이 요구된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된 법안인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3건은 국가산단을 곁에 두고 있는 주변지역과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속적인 피해에 대한 지원책을 신속히 마련하기 위해 발의됐지만, 현재 계류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울산과 전라남도가 '국가산업단지 석유정제·저장시설 등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확대 및 국세의 지역 환원 촉구'를 위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국가산단에서 거둬들인 세금을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재원에 사용하기 위한 '지역자원시설세'의 과세대상 확대와 교통·에너지·환경세 일부를 산단 소재 지역에 우선 배분해달라는 내용이다.

울산의 국세 징수액은 2021년도 기준 12조8,707억원에 달하는데, 서울과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지만 국가산단 주변지역과 주민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과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결의안은 지적했다.

공진혁 의원은 "타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 특정 산업에 대한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입법례를 찾을 수 없다는 사유로 계류돼 관련 법안이 언제 통과될지 기약을 할 수가 없다"며 "국가산단 인근 지역에 많은 사회적 갈등과 불만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특정 지역에서 얻어지는 사회 전체의 편익을 고려한다면 주변지역과 지역주민을 위한 지원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