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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취실태조사, 현장위주의 대책 찾아야

흐린날씨나 저기압이 깔리는 날이면 울산의 공단지역 주택가는 불쾌한 냄새로 진동한다.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이같은 악취의 근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오는 5월까지 3개월간 악취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조사 대상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온산국가산업단지, 울주군 삼동면 하잠리·조일리 등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 4곳이다. 이번 조사는 관리지역 내 7개 지점, 경계 지역 2개 지점, 인근 영향지역 11개 지점 등 총 20개 지점에서 이뤄진다.

복합악취물질과 지정악취물질 등 환경부에서 지정한 23개 항목을 집중적으로 측정하게 된다. 이번에 조사를 벌이게 되는 울산미포 국가산단의 경우 반경 6㎞ 이내 25만명이, 온산국가산단 6㎞ 이내는 8만명의 시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악취공해의 경우 오염원 배출 원인자인 기업의 공해물질 차단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악취가 발생해도 사실상 어디에서 어떤 종류의 물질이 악취를 유발했는지 정확하게 찾아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악취 민원은 이제 시민들에게 아무리 이야기 해도 공염불에 그치는 만성 민원이 돼버렸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집중적인 예산투자와 기업체의 자정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잠깐 관심을 가질 뿐 근본적인 대책은 요원한게 사실이다.

악취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우리의 일상에서 늘상 호흡으로 함께하는 공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악취와 함께 제기되는 미세먼지도 같은 선상에서 봐야 한다. 초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에 심각한 이유는 발암물질을 다수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집중조사는 악취에 어떤 성분이 얼마나 포함돼 있고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 지를 시민들에게 꼼꼼히 알려줘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전문가들은 악취의 경우 구간을 정해놓고 시간별로 모니터링하는 정도의 조사로는 위반 사업장 적발은 물론 원인파악도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인물질을 사용하는 사업장을 특정해 이를 집중 관리하는 방법으로 관리를 해야 근절책이 나온다는 지적이다. 울산 및 온산산단의 악취는 대부분 원인물질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특정관리가 가능한 사업장이다.

악성 악취를 배출하는 공정 파악이 가능하고, 상습적으로 악취 민원을 발생시키는 사업장이 확연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인력과 장비에 있다. 정부의 확실한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