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

제2온산국가산단, 예타면제 아닌 ‘예타대상사업’ 신청

시, 균형발전 등 이유 면제추진 불구

산단공 "요건 미부합" 노선 선회

기재부 6월중 선정 결과 발표 촉각

S-OIL의 9조원대 샤힌 프로젝트에 힘입어 사업철회 2년 만에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이하 제2온산국가산단)을 재추진 중인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최근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신청을 마쳤다.

1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획재정부의 '2023년 2차 공공기관 사업 예타조사실시 대상' 공모에 제2온산국가산단 개발 사업을 신청했다. 지난 2021년 3월, 예타조사 중간보고회까지 거쳤던 이 사업을 자진철회한 지 2년 2개월 만의 재추진이다.

울산시는 김두겸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한대로 공단측에 '예타면제'로 신청하자고 요청했지만, 공단은 "면제요건에 부합하지 않다"며 예타대상사업으로 노선을 정했다.

현행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 시행규칙(제6조)에서는 △정부예산 지원 사업 중 '국가재정법' 제38조 규정에 의거 예타조사를 실시하는 사업 △남북교류협력 관련 또는 국가 간 협약ㆍ조약에 따른 추진 사업 △도로 유지보수, 노후 상수도 개량 등 기존 시설 효용 증진을 위한 단순개량 및 유지보수사업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에 따른 재난복구지원, 시설안정성 확보, 보건ㆍ식품 안전 문제 등 시급한 추진이 필요한 사업 △재난예방을 위해 시급한 추진이 필요한 사업으로서 기관장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동의를 받은 사업 △법령에 따라 추진해야 하는 사업 △지역균형발전, 긴급한 경제적ㆍ사회적 상황 대응 등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에 한해 예타면제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울산시는 제2온산국가산단의 경우 기재부 지침의 마지막 요건, 즉 '지역균형발전,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 대응 등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보고 예타면제가 가능하다고 봤다. 이 사업이야 말로 첨단전략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지역균형발전 공약을 실행 중인 현 정부의 경제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산단공의 해석은 달랐다. 설사 울산시 생각대로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하다'고 해도 이 경우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돼야만 예타조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기재부 지침에 규정된 예타면제 7개 항목 중 제2온산국가산단과 부합하는 요건이 전무해 예타대상사업으로 신청하게 됐다"면서 "울산시 건의는 있었지만 공공기관이자 사업시행자인 우리로선 지침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기재부는 이달 안에 예타대상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산단공은 제2온산국가산단 개발 사업이 기재부 심의에서 선정되는 즉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타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사업의 예타조사 기간은 통상 7개월이며 연장이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본지가 지난 4월 단독 입수한 '울산 온산국가산단 확장사업 입주 수요조사' 결과 보고서(본지 4월 24일자 1면 보도)에 따르면 제2온산국가산단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이 100개사에 달하는데다 이 중 87개사는 입주의향서까지 제출했고, 이들이 분양받으려는 공장용지 면적도 조성 면적의 무려 315%에 달해 사업 타당성이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S-OIL은 S-OIL대로 신규투자에 필요하다며 48만여평에 달하는 전체 확장단지의 60%가 넘는 30만평을 분양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울산시 등에 요구한 상태다.

앞서 산단공은 2020년 9월 제2온산국가산단 개발을 위한 기업 입주수요 조사에 나섰지만 하필 시기적으로 기업 투자심리가 바닥을 치던 코로나19 펜대믹과 맞물리면서 기업 입주수요가 표본기업 5,104개사 중 30개사에 그쳤다. 이 바람에 경제성이 최소 기준인 1.0에 못 미치는 0.8에 불과해 이듬해 3월 결국 사업을 자진철회했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